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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은 통영 05.12.21 0:46
미술관 HIT 1671
[트래블]다도해를 품에 안은 통영
남해안이 더 가까워졌다. 지난주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완도와 신지도를 잇는 신지대교, 울둘목 제 2진도대교가 일제히 개통됐다. 세 곳 모두 볼거리 많은 관광지. 통영은 한려수도의 시발점이고 진도는 유적지가 많은 예향, 완도는 섬들의 천국이다. 취재팀이 새길을 타고 통영과 신지도, 진도를 먼저 둘러봤다. 보고, 만지고, 맛보고, 깨닫고, 느낀 것들을 여기 추렸다.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고 통영에 갔다. 이번 개통구간은 진주~통영 47.9㎞. 산을 뚫고, 벼랑을 이어 길을 폈다. 터널이 9개, 다리가 56개다. 서울~동통영IC는 4시간30분. 30분 정도 단축됐다. 겨울을 뚫고 달려 통영에서 봄을 만났다. 서해안엔 보름째 눈이 내린다는 데 통영엔 철없이 동백꽃이 피어있었다. 어디 동백꽃 뿐일까. 통영엔 150여개의 섬과 바다를 지킨 이순신의 흔적, 바다에서 영혼의 소리를 들은 윤이상·유치환·전혁림 등 예술가들의 추억이 서리서리 묻어있었다.

하나. 미륵산

어디서나 바다와 섬들이 볼 수 있지만 전망으로는 미륵산 정상만한 곳이 없다. 관광엽서의 한려수도 풍광을 찍은 곳도 바로 여기다. 해발 461m. 그리 높지 않아도 통영시, 거제도, 대마도까지 보인다. ‘미륵산’이란 미륵의 도래를 바라는 마음에서 붙인 이름. 고대하는 미륵은 아니 오시고, 섬과 섬을 뚫고 종종 왜구가 쳐들어왔다. 섬 사람들에겐 왜구로부터 자신들을 지켜 준 이순신이 미륵같았는지도 모르겠다. 산양면 삼덕리 마을제당엔 ‘장군신’ 그림이 있는데, 최영이라고도 하고, 이순신이라고도 한다. 이 전망 좋은 산엔 지금 관광 케이블카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둘. 세병관

‘통영’이란 이름은 ‘수군통제영’에서 나왔다. 1604년 세워진 삼도수군통제영지 유적중 세병관만 온전하고 나머지는 10여개의 건물은 복원 공사중. 세병관은 여수 진남관, 경복궁 경회루와 함께 조선에서 가장 바닥 면적이 넓은 목조건물. 어른 서너명이 누워도 될 만큼 큰 현판이 눈길을 끈다. ‘세병(洗兵)’은 ‘은하수를 끌어와 갑옷과 병기를 닦는다’는 말. 세병관 입구 ‘지과문’도 ‘창을 거둔다’는 뜻이다.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으면, 군대 총사령부의 이름이 이렇게도 평화를 바라는 것이었을까. 세병관 입구엔 6대 통제사 이경준의 공적비 ‘두룡포 기사비’가 있다. 비문에 기록된 통제사 직책 유래가 재미있다. ‘이순신이 적은 병력으로 적을 무찌른 공이 컸으나, 조정에선 마땅히 줄 관직이 없었고, 관직이 없으면 병사를 통솔하기 힘들기 때문에 특별히 통제사라는 관직을 만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1593년 임시 변통으로 만든 직책이 300년을 이어졌고, 208명의 통제사를 배출했다.

셋. 전혁림미술관

올해 아흔살의 전혁림은 ‘통영 화가’다. 통영에서 나고 자라, 통영 바다의 푸른빛을 화폭에 옮겨온 그는, 미술학교 한번 변변히 다니지 못했지만 한 미술잡지에 의해 한국 10대 화가로 꼽히기도 했다. 미륵도 입구 주택가엔 그의 작업실과 무료로 개방하는 갤러리(055-645-7349)가 있다. 건물 외벽의 타일은 전화백의 그림을 기초로 디자인했다. 연한 하늘빛부터 검푸른빛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푸른빛이 인상적이다. 전화백은 전시관의 한 게시물에 “통영 앞바다는 저 멀리 스칸디나비아나 지중해, 알래스카에서 밀려온 파도가 아닐까 싶었다”며 “내 그림에 나타나는 파란색의 이미지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썼다.

통영의 예술인이 어디 전혁림 뿐일까. 김춘수 시인은 ‘내 시의 뉘앙스가 되고 있다’고 ‘한려수도로 트인 그 바다’를 그리워했고, 윤이상은 미륵도를 ‘우주의 소리를 들은 곳’이라고 토로했다. 소설가 박경리, 시조시인 김상옥의 고향도 통영. 화가 이중섭도 한때 통영에 머물며 ‘통영 풍경’ ‘복사꽃 핀 마을’ 등을 그렸다. 1층 전시실엔 1948년 세운 ‘통영문화협회’ 회원들의 흑백 사진이 있다. 유치환의 연인이었던 시조시인 이영도의 사진도 그 속에 있다.

넷. 우체국

유치환 시인이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는 시(‘행복’)를 썼던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은 통영 시내 한가운데에 있다. 통영중앙우체국 맞은편 2층이 이영도의 집. 유치환이 1946년부터 67년 타계할 때까지 이영도에게 보낸 연서는 모두 5,000여편이나 된다. 사랑했으니 행복했다는 ‘옛날 사람’ 유치환에게 아름답다는 생각보다 몽니를 부리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그럼 우체국 옆 충무교회에서 유치원을 운영했던 당신의 부인 권재순여사는 뭐가 되나요? 사랑도 인생도 덧없다. 통영우체국 주변 200m의 ‘청마거리’는 현재 리노베이션이 한창이다.

다섯. 충무김밥

흔히 경상도 음식이 ‘맵고 짜고 맛없다’고 하는데, 통영은 예외다. 근해에서 잡히는 자잘한 복으로 끓여내는 졸복국, 한창 제철을 맛은 굴요리, 외지 사람들까지 줄서서 사가는 꿀빵까지 먹거리가 풍성하다. 대표음식은 충무김밥. 60여년 전 어두리 할머니가 먼 뱃길에 김밥이 쉬지 않게 하려고 밥과 반찬을 따로 싸서 어부들에게 판 것이 기원이 됐다는 충무김밥집은 통영에만 70개. 여객선 터미널 앞에 김밥집이 몰려있다. 포장마차이던 ‘한일김밥’도 번듯하게 분식집 모양을 갖춰고, ‘뚱보할매김밥 딸집’도 등장했다.

▲여행길잡이

경부고속도로~비룡분기점에서 판암방면 대전외곽 순환도로~산내분기점~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탄다. 통영 시내로 진입하려면 통영IC를, 거제로 가려면 마지막 IC인 동통영 IC를 이용하는 게 빠르다.

통영여행정보는 시청 문화관광과(www.tongyeong.go.kr·055-645-0101), 김장주의 통영여행 홈페이지(www.tongyeong.pe.kr)를 참고로 한다. 미륵산 등산은 용화사 기점으로 1시간30분이 걸리지만, 미래사에서는 30분이면 된다. 67번도로를 타고 통영청소년수련관을 지나 ‘미래가든’에서 산길로 진입, 2㎞ 정도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미래사가 나온다.

충무김밥집으로는 뚱보할매김밥(055-645-2619), 한일김밥(055-645-2647)이 유명하다. 1인분 3,500원. 14번 국도 근처 ‘향토집’(055-645-4808)은 굴밥·굴구이·굴떡국·굴전 등을 내는 굴전문점. 굴밥·굴전·굴회가 나오는 세트메뉴가 1인 1만원이다. 중앙시장 입구 동광식당(055-644-1112)이 30년 전통의 졸복국집. 적십자 병원 뒤 ‘오미사꿀빵’(055-645-3230)은 팥으로 소를 채우고 튀겨낸 뒤 꿀을 바른 달콤한 빵을 판다.

여객선터미널 주변에 모텔이 많다. 충무마리나리조트와 충무관광호텔 등이 있는 미륵도 유람선터미널 근처에도 호텔·모텔이 모여 있다. 카리브콘도모텔(055-644-4070)은 객실마다 베란다가 딸려 있고, 월풀욕조가 비치돼 있다. 평일 4만원, 주말 5만원.


〈통영/글 최명애기자 glaukus@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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